한국라이프

번외 편 - LG이노텍 면접 후기 [1]

Dr. AJIN 2023. 10. 25. 14:16

벌써 LG이노텍 면접 본지 2년이 되었네요. (2021년 면접후기)

 

일단 제 소개를 먼저 드리자면, 연세대학교에서 학석박을 다 마쳤고, 화학공학전공자입니다. 어떻게 보면 크게 도움 안되는 글일수도 있겠네요. 비슷한 상황이신 분이 많이 없을 것 같기도 해서... ㅎㅎ 

그래도 혹시 모르니 박사이신데 취업준비 중이신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글로 써봅니다. 

LG이노텍 CTO부문에 공고가 떠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집이 공덕인데 마곡근무라 오~ 개꿀~ 하면서 썼는데, 사실 그렇지만은 않고, 아시자나요 ㅠㅠ 졸업 쯤 되면 뭐 되는 곳 가야지~ 하고 뽑아주는 데가 나올 때까지 원서 써야죠. 삼성, LG, 현대, S-oil 등등 다 썼습니다. 

 

지원하고 떨어지는 과정 속에서 절대로 자신감을 잃지 마세요.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그 회사와 맞지 않는 것일 뿐입니다. 회사에서도 원하는 분야에 원하는 인재상이 있기 때문에 탈락을 했다고 내가 부족한 것은 아니라는 것 꼭 기억하세요.

 

취업과정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더 나은 이해의 과정이기도 하고 자신감 그 이상의 부분을 다듬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박사분들 취업전선에 뛰어들면 이제까지 한게 진짜 거품 같이 느껴지는 분들도 많을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회사에서는 우리가 연구한 분야에 딱 맞는 인재를 뽑기 보다는 이 사람자체가 얼마나 연구를 잘 하는지, 그리고 똑똑한지를 많이 보기 때문에, 이제까지의 성과는 내 능력에 대한 증명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열심히 살아온 내 인생의 과정의 가치는 변하지 않습니다. ㅎㅎ 몇번의 면접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저의 학석박과정을 돌아보면서 열심히 살아온 나를 뿌듯하게 남에게 보여주는 제 자신을 보았으니까요.  

 

제 논문/특허에 대한 평가를 받는 다는 것을 기분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회사입장에서는 지원자가 이제까지 한 연구와 똑같은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적으며, 기존 연구하던 방향을 고수하고 집착하는 인재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면접관들이 크게 관심없는 '척'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리크루터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나를 평가하는 것도 어찌보면 맞는 논리라고 생각합니다. 

 

LG이노텍 CTO부문에 지원 후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실 3차면접인 임원 면접이 간단하게 있다고 들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생략이 되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서류전형을 통과하시면, 박사졸업생의 경우 인적성 테스트는 간단하게 진행됩니다. 온라인으로 간단한 문답시험을 치르게 되는데, 딱히 준비할 건 없습니다. 그냥 심리테스트 느낌으로 진행됩니다. (이건 박사졸업생에 한해서이니 주의하세요.)

 

그 뒤로 한 1주일정도 기다리시면 HR팀에서 연락이 옵니다. 저 같은 경우는 너무 빨리빨리 진행되어서 그 다음주에 바로 1차면접 날짜가 잡혔습니다. 

 

- 1차 면접

1차면접은 연구소 책임님이 한분 들어오셔서 직무면접을 진행하였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연구위원님으로 진급하신 멋진 분이셨습니다.)

HR팀에서 한분, 그리고 연구소 책임님 한분 이렇게 간단한 자리에서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 그리고 코로나 기간이어서 온라인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책임님이 초반부터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편하게 대답해달라고 하시면서 긴장 푸는 시간도 주셔서 편안한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근데 긴장 잘 안함 ㅎ, 아니 솔직히 이 회사 안가면 동네 아저씨잖아요... 항상 이 마인드로 면접에 응하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대충 준비하라는 소리는 아니에요 ㅎㅎ)

 

박사 면접의 경우, 먼저 연구 발표자료를 준비하여서 발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발표 이 후, 질문을 받았는데, 연구분야 질문 먼저 받고, 그 뒤에 개인적인 질문들을 받았습니다. 

 

1차면접에서 받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연구분야 질문

1. 고분자 소재를 연구하셨는데, 기본적인 polyimide 물질에 대한 질문 몇가지 (특성, 활용성 등에 대해)

2. 현재 COP 연구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Cu박막과 폴리이미드를 층을 붙여서 사용하고자하는 데, 현재 연구 중인 폴리이미드 스펀지를 이런 곳에 응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능할까? 그리고 기존 글라스파이버를 이 스펀지로 대체할 수 있을까?

3. 고분자와 composite하는 multi-layer 구조에 관한 연구도 해본 적 있는가?

4. 회사에서는 기존 학교 연구실과 연구하는 방향이 다르다. 이제까지 응용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적이 있는지, 실질적인 응용기술에 대한 연구 내용을 소개해달라.

5. 방열소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기존에 아무리 카본필러를 많이 넣고 싶어도 그 패키징 limitation으로 인해서 50%이상 넣기가 힘든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이 있는가?

6. 고분자 재료의 경우,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습기에 취약하거나 공기중에서 오래두면 변질이 생기기 마련인데 이런 쪽으로 연구를 해본 것이 있는가?

7. 서류랑 발표내용을 보니 합성기술에 특화된 인재로 보인다. 우리 회사는 보통 소재 같은 건 사와서 제조를 진행하는데, 우리 회사보다 소재합성회사가 더 잘 맞지 않느냐?

 

- 개인적인 질문

1. 해외에서 체류경험이 있는데 장기간 체류이유는 무엇인가?

2. 마곡이 주 근무지역이긴 하지만 회사특성 상 구미, 광주 등 지역에 파견을 자주 갈 수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3. 혹시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질문 해도 된다. 굳이 물어보고 싶은 게 없으면 열심히 생각해서 질문하실 필요는 없다.

 

딱히 막힌 답변은 없었고, 분위기도 좋은 분위기에서 잘 진행된 것 같아 꽤 괜찮은 면접이었습니다. 이 후에 면접을 봐주신 책임님은 나가시고, HR팀 분이 남아서 다음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당시에 빠르게 인원충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터라 2차면접이 빨리 잡힐 수 있으니 준비할게 있으면 미리 준비해두라는 이야기를 듣고 1차면접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그 다음주에 2차면접이 진행될 것이라고 줌미팅링크를 받았습니다. 

- 2차 면접

정말 정신없이 면접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2차 면접 때는 임원분들(연구소장님, CHO)과 실제 같이 일하게 될 책임님(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 그리고 1차면접 때 질문하셨던 면접관이 계신 한 4~5명 정도 면접관과 함께 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1차 면접과는 다르게 2차 면접은 약간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무겁다기 보다는 임원분들이 같이 계셔서 그런지 다들 조심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저는 온라인이었고, 면접관분들과 HR팀은 같이 회의실을 잡고 앉아 계셨습니다.

1차면접과 똑같이 먼저 연구발표를 진행하였으며, 연구 발표가 끝난 이 후, 이번에는 개인적인 질문 연구적인 질문의 순서 없이 하고 싶은 질문들을 다 같이하는 느낌으로 질문을 받았습니다. 

 

- 질문 리스트:

1. 제2외국어로 중국어가 원어민급으로 되어 있는데, 중국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자기소개를 중국어로 해볼 수 있나? 

2. 고분자재료는 어떤 재료를 많이 사용해보았는지, 다양한 응용기술 연구를 진행한 것 같은데, 응용연구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지? 고분자 재료에서 layer-by-layer 구조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본 바 있는지? 

3. 에폭시 소재나 우레탄 소재 쪽 연구 경험이 있는지? 있었다면 어떤 연구를 진행해보았는지? 

4. 이 회사 말고 또 다른 회사를 어디어디 넣었는가? 

5. 회사가 마곡에 있지만, 광주나 다른 곳에 공장 출장이 잦을 수도 있고, 때에 따라 몇달동안 지방에 내려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 점도 괜찮은가? 

6. 글로벌닥터 (연구재단에서 수혜받았던 장학금.. ) 라는 장학금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겟나?

7. 간단하게 입사 후 포부에 대해 설명해보겠나?

8. 최대한 빨리 입사가 된다면 언제 가능한지? 교수님과 이야기는 끝났는지? 

 

이 정도로 면접이 끝났습니다. 8번인 마지막 질문부터 약간 분위기가 매우 밝아지면서, 연구소장님이 최대한 빨리 데리고 오라고 당장 다다음주까지 입사 서류 처리가 가능하냐고 바로 옆에 HR팀에게 질문을 하였습니다. ㅎㅎㅎ HR팀 극 당황해서 그건 결과가 나오고 차차 진행해보겠다고 대답하자, 가능한 빨리 처리해서 직접보고 하라고 말씀을 하시면서 면접관 분들은 나가셨습니다.

 

그 이 후, HR팀만 남아서 필요한 서류는 무엇인지 그리고 가능한 빨리 입사 진행을 하려고 하니 가능한 빠른 입사일자를 잡아보자고 하고 면접이 끝났습니다. 바로 끝난 이 후, 저와 계속 연락하던 HR팀분이 전화가 와서 필요한 서류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최종발표 전에 미리 입사일이 잡힐 수 있으니 여행이나 쉬는 기간을 잘 조정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사실상 2차면접 자리에서 너무 좋은 반응을 얻어 입사가 바로 결정된 케이스라 최종발표까지 애태우며 기다릴 필요가 없어 약간 운이 아주 좋았던 최상의 면접이었던 것 같습니다. 


  LG입사 Timeline : 

- 서류 제출 (일주일)

- 1차 면접 (일주일)

- 2차 면접 (일주일) - 거의 99% 최종합격.... 

- 건강검진 (일주일)

- 최종 입사 (2주일) - 제가 좀 미뤘어요 ㅎㅎㅎ 좀 쉬다 가려구.. 


면접 후기 [2]에서는 발표자료의 구성, 면접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정리해보겠습니다.

그럼 취준하시는 분들 다들 화이팅하시고 좋은 결과 있길 바라겠습니다. 물론 제 케이스가 박사분들에게만 도움이 될 것 같아 너무 Rare한 케이스지만, 그래도 혹시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남겨봐요 ㅎㅎ